백수의 하루 업무표
백수의 하루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이 아니라, 출근하지 않는 방식으로 하루를 관리하는 시간입니다. (주) 백수는 이 흐름을 사내 업무표처럼 가볍게 정리합니다.
오전에는 모니터를 켜고 물을 마시고 오늘 해야 할 일을 한 줄이라도 확인합니다. 오전 11시는 늦게 시작했다는 죄책감보다 지금부터 하루를 붙잡겠다는 태도를 상징합니다.
점심시간은 하루의 분위기를 바꾸는 중간 지점입니다. 혼자 먹어도 되고, 익명 대화를 통해 같이 먹는 기분을 내도 됩니다. 메뉴 후보는 세 개 이하로 줄이면 결정이 쉬워집니다.
오후에는 집중과 산만함이 번갈아 옵니다. 주백수에서 말하는 월급루팡은 남에게 피해를 주는 회피가 아니라, 잠깐 숨을 돌리고 다시 돌아오는 짧은 타임킬링에 가깝습니다.
17시 이후의 회식방은 하루를 마무리하는 역할놀이 공간입니다. 익명으로 가볍게 들어와도 되지만, 상대방이 실제 사람이라는 점은 잊지 않는 것이 기본입니다.